-았/었-
at/eot
‘-았/었-‘은 과거가 아니라 굳어 버린 덩어리다
그림 일이 다 끝나 딱딱하게 굳어서, 지금 내 앞에 덩어리로 놓여 있는 그림. '-았/었-'은 굳어 버려 손댈 수 없는 덩어리, '-고 있다'는 아직 돌아가는 중인 필름이다.
-았/었-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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끝나서 굳은 일
점심은 벌써 먹었어요.
jeom-si-meun beol-sseo meo-geo-sseo-yo
먹는 일이 이미 끝났으니 다시 안 해도 된다는 말.
빈 그릇을 앞으로 밀어 놓고 수저를 그 옆에 내려놓은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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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에 남은 결과
열쇠를 찾았어요.
yeol-soe-reul cha-ja-sseo-yo
찾는 일이 끝났고 지금 열쇠가 손에 있다.
한참 뒤지다가 열쇠를 집어 들어 손아귀에 꽉 쥐고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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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 모습으로 굳은 것
저는 아버지를 닮았어요.
jeo-neun a-beo-ji-reul dal-ma-sseo-yo
닮는 일이 끝나 지금 그 얼굴로 굳어 있다는 뜻.
거울 옆에 아버지 사진을 나란히 들어 보는데 양쪽에 같은 얼굴이 굳어 있는 그림
'닮았어요'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모습이다. '닮아요'라고는 잘 쓰지 않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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빠져나올 수 없는 결과
약속 시간에 늦었어요.
yak-sok si-ga-ne neu-jeo-sseo-yo
이미 늦어 버려서 지금 늦은 상태 안에 있다.
약속 장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시곗바늘이 이미 그 시간을 지나가 버린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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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리 굳혀 버린 앞일
이대로 가면 우리 다 죽었어요.
i-dae-ro ga-myeon u-ri da ju-geo-sseo-yo
아직 안 일어났지만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는 말투.
아직 벼랑 길을 달리는 중인데 떨어진 뒤의 모습이 먼저 굳어 버린 그림
아직 안 온 일에도 '-었-'을 쓰면 '이미 끝났다'는 느낌이 나서 훨씬 세게 들린다.
한 그림으로
'-았/었-'은 다 끝나 굳어 버린 덩어리 하나입니다. 먹는 일이 굳으면 다시 안 해도 되는 일이 되고, 찾는 일이 굳으면 손에 열쇠가 남고, 닮는 일이 굳으면 지금 그 얼굴이 되죠. 늦는 일이 굳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자리가 되고, 앞일까지 미리 굳혀 버리면 '다 죽었어요'가 됩니다. 그래서 '-았/었-'이 붙으면 언제 있었느냐가 아니라, 이제 손댈 수 없게 됐다는 느낌이 따라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