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아서/어서
-aseo/eoseo
앞 칸이 뒤 칸을 적신다 — ‘-아서/어서’
그림 비탈에서 위 물웅덩이가 아래 웅덩이로 넘쳐 흐르는 그림. 두 칸을 뗄 수 없다. '-아서'는 이유가 저절로 흘러내리는 쪽, '-(으)니까'는 이유를 꺼내 상대 앞에 놓는 쪽이다 — 그래서 시키거나 권할 때는 '비 오니까 우산 챙기세요'처럼 '-(으)니까'를 쓴다.
-아서/어서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-
흘러온 이유
늦어서 죄송합니다.
neu-jeo-seo joe-song-ham-ni-da
늦은 일이 그대로 죄송함으로 이어진다.
약속 시간이 한참 지난 시계를 든 채 고개를 숙이는 그림. 늦은 일이 그대로 사과로 흘러내린다.
-
막혀서 생긴 결과
길이 막혀서 못 갔어요.
gi-ri ma-kyeo-seo mot ga-sseo-yo
길이 막힌 일이 못 간 일로 흘러갔다.
차들이 꽉 막힌 도로 위에 멈춰 선 차 안, 그 사이 약속 장소는 끝내 비어 있는 그림.
'-아서/어서' 앞에는 과거 '-았/었-'을 붙이지 않는다. '막혔어서'는 틀린다.
-
가서 그 자리에서
은행에 가서 돈을 찾았어요.
eun-haeng-e ga-seo do-neul cha-ja-sseo-yo
은행에 간 다음 바로 그 자리에서 돈을 찾았다.
은행 문을 밀고 들어가 그 안 창구에서 돈을 받아 드는 그림. 간 자리가 그대로 이어진다.
-
앉은 채로 이어서
앉아서 기다리세요.
an-ja-seo gi-da-ri-se-yo
앉은 자세 그대로 기다리라는 말이다.
의자에 엉덩이를 붙인 그 자세 그대로 계속 기다리는 그림.
-
만난 데서 나온 마음
만나서 반갑습니다.
man-na-seo ban-gap-seum-ni-da
만난 일에서 반가움이 바로 흘러나온다.
맞잡은 두 손에서 웃음이 번져 나오는 그림.
'-아서/어서'로 이유를 대면 뒤에 명령·청유를 쓸 수 없다. '늦어서 빨리 오세요'는 틀리고 '늦었으니까'라고 해야 한다.
한 그림으로
'-아서/어서'는 비탈 위 두 웅덩이입니다. 늦은 일이 사과로 넘쳐 흐르면 이유가 되고, 막힌 길이 못 간 일로 흘러내리면 결과가 되고, 은행까지 간 발이 그 자리에서 돈을 찾으면 장소가 이어지는 것이 되죠. 앉은 자세가 그대로 기다림으로 흘러가면 자세를 잇는 말이 되고, 만난 순간에서 반가움이 솟으면 마음이 흘러나온 자리가 됩니다. 그래서 '-아서'로 묶인 두 칸은 뗄 수 없습니다 — 앞 칸을 빼면 물이 끊겨 뒷말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