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직
ajik
‘없다’가 아니라 ‘오는 중’이다
그림 앞으로 흐르는 시간의 선 위에, 표시해 둔 지점에 아직 닿지 않은 상태. 선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. '아직'은 표시 앞쪽에 서 있는 것, '벌써'는 그 표시를 이미 지나쳐 버린 것이다. 같은 시간선 위에서 표시를 기준으로 앞이냐 뒤냐만 다르다.
아직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-
도착 지점 전
아직 안 왔어요.
a-jik an wa-sseo-yo
그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이다.
시간선 위 '도착' 표시 앞쪽에 아직 남아 있는 그 사람의 위치 점
'안 왔어요'는 사실만 말하고, '아직 안 왔어요'는 곧 온다는 기대를 담는다.
-
끝나는 지점 전
아직 시간 있어요.
a-jik si-gan i-sseo-yo
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말이다.
시간선의 '마감' 표시까지 아직 비어 있는 구간
남아 있다는 쪽에도 그대로 쓴다. 부정 전용이 아니다.
-
익숙해지는 지점 전
저는 아직 잘 못해요.
jeo-neun a-jik jal mo-tae-yo
아직은 서툴다는 말이다.
'능숙' 표시까지 가는 길 중간에 서 있는 내 발
'못해요'만 말하는 것과 달리 앞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 함께 담긴다.
-
결정 지점 전
아직 안 정했어요.
a-jik an jeong-hae-sseo-yo
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말이다.
갈림길 앞에서 아직 어느 쪽도 밟지 않은 발
-
예상보다 오래 이어짐
그 식당 아직도 있어요?
geu sik-dang a-jik-do i-sseo-yo
그 식당이 여태 남아 있느냐고 묻는 말이다.
오래전에 지나갔을 줄 알았던 간판이 시간선 위에 여전히 서 있는 그림
'아직도'가 되면 시간이 예상보다 길다는 놀람이 얹힌다.
한 그림으로
'아직'은 흐르는 시간선 위에 찍은 위치 표시입니다. 표시가 '도착'이면 그 사람은 오는 중이고, '마감'이면 시간이 남아 있고, '능숙'이면 나는 아직 길 중간에 있고, '결정'이면 갈림길 앞에서 발을 내려놓지 않은 상태입니다. 그 표시를 이미 지났으리라 여겼던 간판이 여전히 서 있으면 '아직도'가 되죠. 어느 장면에서도 '없다'고 말하지 않고, 그 지점 앞에 있다고만 말합니다 — 그래서 '아직'에는 선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늘 남아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