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
nun
‘눈이 높다’는 말에 눈은 없다
그림 세상을 들여보내는 창문 하나. 이 창이 좋으면 잘 보이고, 높이 달리면 웬만한 건 성에 안 찬다. 눈은 돌리거나 감을 수 있는 창, 귀는 닫지 못해 오는 대로 들어오게 두는 구멍.
눈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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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이 흐려짐
눈이 좀 나빠졌어요.
nu-ni jom na-ppa-jeo-sseo-yo
시력이 나빠졌다는 말이다.
유리에 뿌옇게 김이 서려 바깥 간판 글씨가 뭉개져 보이는 창문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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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이 높이 달림
저 사람은 눈이 높아요.
jeo sa-ra-meun nu-ni no-pa-yo
저 사람은 고르는 기준이 까다롭다는 뜻이다.
창문이 벽 저 위쪽에 달려 있어 웬만한 것은 창틀 아래로 지나가 아예 눈에 걸리지도 않는 그림
'눈이 높다'는 사람 됨됨이가 아니라 기준 이야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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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의 창이 나를 봄
남의 눈도 있으니까 조심하세요.
na-me nun-do i-sseu-ni-kka jo-sim-ha-se-yo
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이다.
골목을 걸어가는 내 쪽으로 사방의 창문이 하나씩 열려 이쪽을 내다보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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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을 잠깐 닫음
이번 한 번만 눈감아 주세요.
i-beon han beon-man nun-ga-ma ju-se-yo
이번만 못 본 척 넘어가 달라는 부탁이다.
창문 커튼을 손으로 슬쩍 당겨 잠깐 가려 주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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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에 걸려듦
빨간색이라 눈에 잘 띄어요.
ppal-gan-sae-gi-ra nu-ne jal tti-eo-yo
빨간색이라 잘 보인다는 뜻이다.
온통 흰 빨래 사이에 걸린 빨간 옷 하나가 창밖을 내다보는 눈에 대뜸 걸리는 그림
한 그림으로
눈은 세상이 들어오는 창문 하나입니다. 유리에 김이 서리면 잘 안 보이는 것이고, 창이 저 위에 달리면 웬만한 것은 창틀 아래로 지나가 성에 차지 않죠. 사방의 창이 나를 향해 열려 있으면 그게 남의 눈이고, 커튼을 잠깐 당겨 주면 눈감아 주는 것입니다. 흰 빨래 사이의 빨간 옷처럼 창에 대뜸 걸리면 눈에 띄는 것이고요. 그래서 눈이 들어간 말은 시력 이야기가 아니라 '무엇이 이 창을 통과하느냐'는 이야기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