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아/어 있다
a/eo itda
동작은 끝났는데 그림은 남아 있다 — -아/어 있다
그림 동작이 끝난 그 자리에, 끝난 모습 그대로 멈춰 서 있는 그림. '-아/어 있다'는 멈춰 버린 한 장면, '-고 있다'는 아직 돌아가는 필름이다.
-아/어 있다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-
와서 머문 자리
지금 사무실에 와 있어요.
ji-geum sa-mu-si-re wa i-sseo-yo
오는 일은 끝났고 지금 여기에 있다.
오는 길은 이미 지워지고,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모습만 남은 그림
-
앉은 채 흐르는 시간
손님이 아까부터 저기 앉아 있어요.
son-ni-mi a-kka-bu-teo jeo-gi an-ja i-sseo-yo
앉는 동작이 아니라 앉은 모습이 이어진다.
손님이 들어와 앉던 순간은 지나갔고, 그 자리에 앉은 모습이 한 시간째 그대로인 그림
-
선 채로 버틴 시간
밖에서 삼십 분이나 서 있었어요.
ba-kke-seo sam-sip bu-ni-na seo i-sseo-sseo-yo
서는 순간이 아니라 서 있던 삼십 분.
가게 앞 같은 자리에 발이 붙은 채로 그림자만 길어진 그림
-
남은 채로 있는 것
자리가 아직 남아 있어요.
ja-ri-ga a-jik na-ma i-sseo-yo
누가 무얼 하는 게 아니라 자리가 그대로 비어 있다.
예약표에 빈칸 몇 개가 아직 하얗게 비어 있는 그림
-
켜진 채로 있는 것
사무실 불이 켜져 있어요.
sa-mu-sil bu-ri kyeo-jyeo i-sseo-yo
누가 켰는지는 말하지 않고 켜진 모습만 말한다.
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천장 등만 환하게 켜진 채 있는 그림
'불을 켜고 있어요'는 켜는 중, '켜져 있어요'는 켜진 채. 둘을 바꿔 쓰면 뜻이 달라진다.
한 그림으로
'-아/어 있다'는 동작이 끝난 자리에 남은 한 장면입니다. 오는 일이 끝나면 여기 있는 모습이 남고, 앉는 일이 끝나면 앉은 모습이 한 시간을 가죠. 서는 일이 끝나면 삼십 분짜리 그림자가 남고, 자리가 남으면 빈칸이 그대로 하얗고, 누가 켠 뒤에는 불빛만 환하게 남습니다. 그래서 '-아/어 있다'가 붙으면 움직임이 아니라 움직임이 끝난 뒤의 모습이 보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