남다
nam-da
밥도 남고 시간도 남고 마음에도 남는다
그림 쓸 것 다 쓰고 갈 사람 다 간 뒤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. 남다는 다 빠져나간 뒤에도 그대로 있는 것, 모자라다는 다 차기도 전에 이미 없는 것.
남다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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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 먹고도 그릇에 그대로
밥이 좀 남았어요.
ba-bi jom na-ma-sseo-yo
밥이 좀 남았어요.
다들 수저를 놓은 뒤에도 그릇 한쪽에 밥이 그대로 앉아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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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 쓰고도 아직 있는 시간
시간이 십 분 남았어요.
si-ga-ni sip bun na-ma-sseo-yo
시간이 십 분 남았어요.
모래가 거의 다 빠진 모래시계 위쪽에 한 줌이 아직 버티고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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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 가고도 그 자리에 그대로
저 혼자 사무실에 남았어요.
jeo hon-ja sa-mu-si-re na-ma-sseo-yo
저 혼자 사무실에 남았어요.
불 꺼진 사무실에서 내 자리 스탠드 하나만 켜져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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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나갔는데도 마음에 그대로
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.
geu ma-ri a-jik-do ma-eu-me na-ma-yo
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.
지나간 말 한마디가 가슴 안쪽에 그대로 박혀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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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고 난 뒤 손에 남는 몫
이번 달은 남는 게 없네요.
i-beon da-reun nam-neun ge eom-ne-yo
이번 달은 남는 게 없네요.
월급 봉투를 탈탈 털어 뒤집었는데 아무것도 안 떨어지는 그림
한 그림으로
남다는 다 빠져나간 뒤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림입니다. 다들 먹고 난 뒤 밥이 그대로면 남은 것, 모래가 아직 위에 있으면 시간이 남은 것, 다 나간 사무실에 내가 있으면 남은 것, 지나간 말이 가슴에 박혀 있으면 마음에 남은 것, 다 쓰고 봉투가 비면 남는 게 없는 것이죠. 그래서 남다가 붙으면 언제나 흘러 나가는 흐름 속에서 그것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 따라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