잘
jal
‘훌륭하게’가 아니라 ‘걸리는 데 없이’
그림 톱니가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매끄럽게 도는 느낌. 사람이든 기계든 소리든, 걸리는 데 없이 굴러가면 '잘'이다. '잘'은 걸리는 데 없이 굴러가는 것, '못'은 벽에 걸려 멈추는 것이다. 그래서 '잘해요'와 '못해요'는 솜씨의 등급이 아니라 굴러가느냐 걸리느냐의 차이다.
잘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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탈 없이 굴러온 시간
그동안 잘 지내셨어요?
geu-dong-an jal ji-nae-syeo-sseo-yo
그동안 별일 없었느냐고 묻는 인사다.
그동안의 날들이 톱니에 한 번도 걸리지 않고 굴러 지나간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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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끄럽게 들어오지 않음
소리가 잘 안 들려요.
so-ri-ga jal an deul-lyeo-yo
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.
소리가 오는 길 중간에 톱니가 걸려 말이 딱딱 끊기는 그림
귀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소리가 매끄럽게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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솜씨가 매끄러움
한국말을 참 잘하시네요.
han-gung-ma-reul cham jal-ha-si-ne-yo
한국말을 능숙하게 한다고 칭찬하는 말이다.
입에서 한국말이 걸리는 데 없이 매끄럽게 흘러나오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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통째로 굳어 버린 인사
잘 먹겠습니다.
jal meok-get-seum-ni-da
잘 먹겠다는 식사 전 인사다.
숟가락을 들기 전에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소리를 내는, 굳어 버린 톱니 하나
정말 '훌륭하게' 먹겠다는 뜻이 아니라 통째로 굳은 인사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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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정 앞에서 '딱히'
저도 잘 모르겠어요.
jeo-do jal mo-reu-ge-sseo-yo
확실히는 모르겠다는 말이다.
'모르겠다' 앞에 붙어, 톱니가 어디서 걸렸는지조차 짚지 못하고 손을 떼는 그림
'잘 몰라요'는 '전혀 모른다'가 아니라 '확실히는 모른다'에 가깝다.
한 그림으로
'잘'은 톱니가 걸리지 않고 도는 그림 하나입니다. 지나온 날들이 걸리지 않고 굴렀으면 안부 인사가 되고, 소리 오는 길에서 톱니가 걸리면 '잘 안 들려요'가 되고, 입에서 한국말이 매끄럽게 나오면 칭찬이 되고, 밥 앞에서 늘 같은 자리에 굳어 있으면 인사말이 됩니다. '모르겠다' 앞에서는 걸린 지점조차 짚을 수 없다는 뜻이 되죠. 그래서 '잘'을 '훌륭하게'로 새기면 이 다섯이 흩어지고, '걸리는 데 없이'로 새기면 하나로 붙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