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다
boda
먼저 바닥에 까는 것이 ‘보다’다
그림 두 개를 나란히 세우고 한쪽 높이에 선을 하나 긋는 그림. 하려는 이야기는 늘 그 선 위쪽에서 벌어진다. '보다'는 선을 긋고 그 위로 넘어가는 것, '만큼'은 그 선에 딱 맞춰 멈추는 것이다.
보다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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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라는 눈금
어제보다 오늘이 더 추워요.
eo-je-bo-da o-neu-ri deo chu-wo-yo
어제 높이에 선을 긋고 보니 오늘이 그 위에 있다.
어제의 추위에 분필로 선을 하나 긋고, 오늘의 추위가 그 선 위로 한 뼘 더 올라가 있는 그림.
기준이 앞,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뒤다. 영어 than과 순서가 반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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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상이라는 눈금
생각보다 쉬웠어요.
saeng-gak-bo-da swi-wo-sseo-yo
머릿속으로 그어 둔 선보다 실제가 위였다.
머릿속으로 그어 둔 점선보다 훨씬 아래에서 일이 툭 끝나 버린 그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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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라는 눈금
저보다 형이 키가 커요.
jeo-bo-da hyeong-i ki-ga keo-yo
내 키에 선을 긋고 보니 형은 그 위다.
내 정수리에 맞춰 벽에 연필로 금을 긋고, 형이 그 금 위로 머리가 나오게 서 있는 그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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버스라는 눈금
지하철이 버스보다 빨라요.
ji-ha-cheo-ri beo-seu-bo-da ppal-la-yo
버스 속도에 선을 긋고 보니 지하철은 그 위다.
버스 속도에 눈금을 하나 찍어 두고, 지하철 계기 바늘이 그 눈금을 지나쳐 올라가는 그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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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부를 깐 눈금
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해요.
mu-eot-bo-da geon-gang-i jung-yo-hae-yo
모든 것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건강 하나만 남긴다.
돈과 일과 명예를 바닥에 죽 깔아 놓고 그 위에 건강 하나만 올려놓는 그림.
'무엇보다', '누구보다'는 결국 '가장'이라는 뜻이 된다.
한 그림으로
어제의 추위에 그은 선 위로 오늘이 올라가고, 머릿속 점선 아래에서 일이 끝나 버립니다. 벽에 그은 내 키 금 위로 형의 머리가 나오고, 버스 눈금을 지하철 바늘이 넘어가고, 바닥에 깔린 것들 위로 건강 하나가 올라앉죠. 다섯 다 하는 일은 같습니다 — 앞의 것에 선을 긋고, 뒤의 것을 그 선 밖으로 보내는 것. 그래서 '보다' 앞의 말은 늘 자에 불과하고, 진짜 하려는 이야기는 언제나 그 뒤에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