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다
ha-da
‘하다’는 뜻이 없다 — 스위치일 뿐이다
그림 가만히 놓인 이름 하나를 집어 스위치를 켜는 그림. 켜는 순간 그 이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. '하다'는 내가 손으로 스위치를 켜는 것, '되다'는 아무도 켜지 않았는데 저절로 켜져 선에 닿는 것.
하다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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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름을 일로
저 지금 설거지해요.
jeo ji-geum seol-geo-ji-hae-yo
'설거지'라는 이름이 지금 벌어지는 일이 된다.
싱크대 앞에 놓여 있던 '설거지'라는 팻말에 손이 닿자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고 그릇이 씻기기 시작하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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값이 돌아간다
이거 얼마 해요?
i-geo eol-ma hae-yo
이 물건 값이 얼마로 매겨져 있는지 묻는 말이다.
물건 뒤에 놓인 계산기 숫자판이 드르륵 돌아가다 한 숫자에서 딱 멈춰 서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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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상태로 돌려놓기
머리를 짧게 했어요.
meo-ri-reul jjal-kke hae-sseo-yo
머리를 짧은 상태로 바꿔 놓았다.
미용실 의자에 앉은 사람의 길던 머리가 가위질 한 번에 짧은 머리로 바뀌어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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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걸로 켜기
저는 냉면으로 할게요.
jeo-neun naeng-myeo-neu-ro hal-kke-yo
여러 메뉴 중에서 냉면을 골라 그것으로 정한다.
메뉴판의 여러 칸 가운데 냉면 칸만 손가락으로 짚어 그 칸에 불이 들어오는 그림
'냉면으로 할게요'는 주문이고, '냉면을 해요'는 요리한다는 뜻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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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의 스위치
내일부터 운동하기로 했어요.
nae-il-bu-teo un-dong-ha-gi-ro hae-sseo-yo
내일부터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정했다.
가슴 안쪽에 달린 작은 스위치를 자기 손으로 딸깍 올리는 그림
'-기로 하다'는 남이 시킨 게 아니라 스스로 내린 결심이다.
한 그림으로
'하다'는 뜻을 나르는 말이 아니라 스위치 하나입니다. 설거지라는 이름에 꽂으면 그릇이 씻기기 시작하고, 값에 꽂으면 계산기 숫자가 돌아가며, 머리에 꽂으면 긴 머리가 짧은 상태로 바뀝니다. 메뉴판에 꽂으면 냉면 칸에만 불이 들어오고, 마음에 꽂으면 내일부터 운동하는 사람이 되죠. 그래서 '하다'가 붙은 자리에는 언제나 가만히 놓여 있던 이름 하나가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따라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