물
mul
회사 ‘물이 들었다’는 게 무슨 말인가
그림 닿는 것마다 안으로 스며들어 그 색으로 물들여 놓는 것. 스며들면 겉만이 아니라 속까지 바뀐다. 물은 스며들어 속부터 물들이는 것, 불은 붙어서 번지며 태워 버리는 것 — 하나는 배어들고 하나는 옮겨붙는다.
물 안에서 그림이 나타나는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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잔에 담긴 그것
물 한 잔만 주세요.
mul han jan-man ju-se-yo
물 한 잔 달라는 부탁이다.
유리컵에 맑은 물이 찰랑이도록 채워져 손에 건네지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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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도에서 흐르는 그것
지금 물이 안 나와요.
ji-geum mu-ri an na-wa-yo
지금 수도가 안 나온다는 뜻이다.
수도꼭지를 끝까지 돌렸는데 몇 방울 떨어지다 말고 그대로 말라 버리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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속에 남아 있는 물기
이 생선 물이 좋네요.
i saeng-seon mu-ri jon-ne-yo
이 생선이 싱싱하다는 뜻이다.
생선 껍질이 반질반질 젖어 있고 속살까지 물기가 그대로 차 있는 그림
시장이나 식당에서 '싱싱하다' 대신 자주 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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색이 스며듦
흰옷에 물이 들었어요.
hui-no-se mu-ri deu-reo-sseo-yo
흰옷에 색이 배었다는 뜻이다.
흰 천에 색이 번져 실 한 올 한 올까지 스며들어 있는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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분위기가 스며듦
이제 회사 물이 좀 들었네요.
i-je hoe-sa mu-ri jom deu-reon-ne-yo
이제 회사 분위기에 익숙해졌다는 뜻이다.
그 회사 사람들 틈에서 몇 달을 보내는 사이 말투와 몸짓에까지 그 색이 배어 있는 그림
칭찬일 수도, 가볍게 놀리는 말일 수도 있다.
한 그림으로
물은 닿는 것마다 안으로 스며들어 그 색으로 바꿔 놓는 것입니다. 유리컵에 담기면 마시는 물이고, 수도꼭지에서 안 나오면 끊긴 물이죠. 생선 속살까지 물기가 차 있으면 물이 좋은 것이고, 흰 천의 실오라기마다 색이 배면 물이 든 것입니다. 회사 사람들 틈에서 말투에까지 그 색이 배어들면 회사 물이 든 것이고요. 그래서 물이 들어간 말은 액체 이야기가 아니라 '무엇이 어디까지 스며들었는가'를 말합니다.